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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코카콜라] 전 펩시도 맛있는데요?

삶은브랜드/마케팅&광고

by 브랜드보일러 진소장's 2019. 5. 1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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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탄산음료 팬은 아닙니다. 건강 예찬론자도 아니지만 입 안에서 톡톡 튀는 느낌이 취향과 맞지 않거든요. 그래도 치킨피자 앞이라면 다르지요. 느끼함 앞에서 콜라는 조물주 같아요. 치킨 한 마리 시키면 딸려오는 500ml 콜라 한 병. 근데 저는 코카콜라가 오던 펩시가 오던 별로 상관하지 않아요. 둘의 차이도 잘 모르겠고 펩시도 맛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제목에 발끈하고 계시겠죠. 뭣도 모르는 놈이라고요. 탄산음료 시장에서 수십년동안 1위를 지키고 있는 코카콜라. 펩시는 늘 2위였죠. 사람들은 펩시 맛이 코카콜라를 따라오지 못한다고 말해요. 혹시라도 '무슨 차이야, 콜라가 다 거기서 거기지' 라는 말을 던지면, 신김치과 겉절이도 구분 못하고 미각상실자 취급을 받습니다. 근데 정말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을까요. 눈으로는 절대 구별할 수 없는 두 검은 물체를 진정 혀로는 구분할 수 있단 말인가요. 1970년대 코카콜라의 아성을 꺽지 못하고 고전하던 펩시가 특단의 실험을 합니다. 이른바 '펩시 챌린지'. 코카콜라, 펩시 두 브랜드 콜라의 라벨을 떼고 사람들에게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한겁니다. 말 그대로 계급장떼고 맛으로만 승부보자 이런 건가요. 사람들 반응은 어땠을까요.

 

 

 

펩시 챌린지

 

 

  당연히 구분할 수 있다고요? 결과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코카콜라를 선호한다고 말했던 사람들이 라벨없는 펩시에 손을 들어준거죠. 이 사람들 도대체 뭐 때문에 코카콜라를 좋아했던 걸까요. 펩시는 실험 결과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진행했습니다. 일정 수준의 점유율을 뺏어오기도 했죠. 하지만 지금 어떤가요. 여전히 코카콜라는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아니, 맛도 펩시가 나은데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걸까요. 베일러 대학(Baylor University) 연구팀은 코카콜라와 펩시를 마시는 실험자들의 뇌를 자기공명 영상장치로 촬영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코카콜라라는 것을 미리 알려주고 콜라를 마실 때 뇌의 고차원적 사고를 하는 영역들이 활성화됐죠. 이 결과는 무슨 의미일까요?

 

 

  클라이언트나 브랜드회사들을 만나게 되면 보통 '기능'에 대해 많이 이야기합니다. 10군데 중 8군데에서 똑같은 말을 듣곤 하죠. '우리제품은 다른 회사 것보다 휠씬 뛰어나요', '우리제품은 제품은 진짜 좋아요'. 이럴 때 답답함을 느끼곤 합니다. 물론 좋은 제품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수많은 대체재가 쏟아지는 지금, 좋은 제품은 오히려 기본 요소에 속합니다. 코카콜라처럼 되기 위해서는 맛이라는 기능적 가치에 모든 것을 쏟기 보다는 다른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바로 고차원적 영역들이죠. 내가 먹는 것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사람들은 코카콜라만 마셨다고 생각하지만 코카콜라라는 브랜드가 가진 가치도 함께 마시고 있었죠.

 

 

 

 

  브랜드가 가진 가치란건 도대체 뭘까요? 만약 지금 목이 타들어갈 듯 말라요. 입 안에 땡볕과 사막을 가득 넣어둔 것 같은 상황이죠. 탄산음료가 절실합니다. 편의점으로 가요. 음료 코너로 성큼 걸어가니 찬 온도 느껴지는 캔들이 줄서 있습니다. 새빨간 코카콜라가 보이고 바로 옆에 파란 펩시도 서있네요. 무엇을 짚으실건가요. 코카콜라를 골랐나요? 왜죠? 도대체 왜? (라벨이 없다면) 우리는 둘을 제대로 구분하지도 못해요. 심지어 펩시가 더 낫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도대체 왜, 애써 덜 맛있는 코카콜라를 고르는 걸까요. 답하기 어렵습니다. 그건 이성적, 합리적 결정이 아닙니다. 오히려 감정에 가깝죠. 선택 이유를 물어봐도 '그냥 코카콜라'거든요.

 

 

 

 

 

  어쩌면 우리가 고른건 코카콜라 물질이 아니에요. 그 안에 담긴 이야기, 감정, 히스토리 그리고 정체성들이죠. 한마디로 '브랜드'입니다. 어쩌면 코카콜라가 가진 심성? 마음? 그 자체일거에요. 마치 지금 애인이 왜 좋냐고 물어보면 답을 못하는 것과 같아요. 이유가 어딨어요. 그냥 좋아요. 그건 눈, 코, 입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그가 가진 냄새, 생각, 분위기, 공기, 끌림의 것들이죠. 마케터, 기획자들은 그걸 브랜드라고 부릅니다. 브랜드라면 라벨을 떠올리기도 하죠. 물론 틀린 건 아니에요. 라벨도 브랜드의 한 요소이니까요. 하지만 지금 우리가 말하는 브랜드는 어떤 그 이상의 것이죠. 사람으로 말하면 인성, 성격, 캐릭터, 느낌, 그 사람을 구성하는 어떤 총체적인 것들이요.

 

 

  코카콜라는 고작 1,200원짜리 탄산음료일 뿐이에요. 하지만 그 빨간색 병에서 이상한 에너지를 느끼기도 하고 상쾌함을 느끼기도 하죠. 더 나아가 어떤 열정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런 것들을 함께 마시고 있어요. 오로지 물질로서 콜라가 가지는 기능이 아니라 코카콜라가 가진 가치를 함께. 어쩌면 우린 무언가보다 무언가에 대한 생각을 마시고 있는 걸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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